The Shadow

얼마 전, 한스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on)의 <그림자/The Shadow>를 읽었다. 그림자를 또 다른 나, 책에서는 타자화(Othering)한 객체로서 대면하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인 학자는 그림자의 덫에 빠져 그림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비극적인 스토리이지만, 그림자라는 소재 자체는 매력적이었다.

나는 해질 무렵 산책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몰 속에 일그러지는 하늘도 아름답지만, 이 시간대에 그림자는 길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표면에 드리워지는 것을 발견할 때면 박물관에 걸린 명화를 보는 것처럼 가슴을 설레게 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것이 나의 일상의 의식 중에 하나인데 도서관 입구 기둥에 얼굴을 내민 그림자를 발견하고 그 순간을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젯소로 기둥과 배경을 넓은 붓으로 칠하고 다시 색을 섞고 다시 칠을 하였다. 먹지 위로 긁은 드로잉을 반복하면서 감정이 밀려왔다가 잠잠해지고 다시 요동치는 과정들을 모든 감각을 통해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Materials

  • Paper  – Canson Montval 300g 24*32cm
  • Colors – Sonja acrylic , Holbein Artists’ Gouache 24 Colors Set , White Class Mission Matte Whites
  • Brush – Winsor & Newton 25mm , Series 2850-B Babara 1/8, 1/4
  • Etc. – Liquitex basics Gesso, Carbon paper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