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콜라주(Collage) 작업의 사전 단계로 시작된 자율적 색지 제작 과정을 기록한다. 이번 작업의 주요 모티브는 ‘꽃’이며, 이에 근거하여 기본 조형 요소인 레드(Red) 계열과 그린(Green) 계열을 설정하되, 각 색상별로 상이한 매체(Medium)를 적용하여 물성의 차별화를 도출했다.
일반 A4 용지는 물리적 두께와 종이 강도의 한계로 인해 수분 조절이 필수적이다. 이에 착안하여 건조된 붓을 사용하는 드라이브러시(Dry Brush) 기법을 공통으로 채택하되, 레드 계열은 미젤로 수채화 물감을, 그린 계열은 조 소냐 과슈(Jo Sonja’s Gouache) 제품을 활용하여 종이의 변형을 최소화하면서도 시각적·촉각적 밀도를 다각도로 접근했다.
1. 레드계열 (Red Series): 미젤로 수채화물감을 활용한 드라이 브러시기법
- 사용매체및색상: 미젤로 수채화 물감 / 라이트 오렌지 (Light Orange) ,퍼머넌트 레드 (Permanent Red)
- 표현방식:
- 수채화 물감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드라이 브러시 기법을 적용하여 필압의 강약을 조절, 도포 면의 투명도와 결을 제어했다.
- 직선과 사선의 교차 배치를 통해 평면적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라이트 오렌지(Light Orange)에서 퍼머넌트 레드(Permanent Red)로 이어지는 수채 고유의 투명한 스펙트럼과 명도·채도 변화를 도출했다.
2. 그린계열 (Green Series): 조소냐 과슈를 통한 마티에르(Matière) 더하기
- 사용매체및색상: 조 소냐 과슈 (Jo Sonja’s Gouache) / 옐로 그린 (Yellow Green), 빌리디안 (Viridian)과 화이트(White)를 섞어서 만든 브라이트 블루 그린 (Bright Blue-Green)
- 표현방식:
- 조 소냐 과슈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물리적인 질감과 두께감(Impasto)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레드 계열에 비해 현저히 높은 텍스처와 물감의 두께감을 지닌다.
- 옐로 그린(Yellow Green)에서 고채도의 빌리디안(Viridian)으로 이어지는 깊이감 위에 화이트(White)가 혼합된 브라이트 블루 그린(Bright Blue-Green)을 임의적으로 얹고 덮어쓰기 하여 입체적 깊이를 확장했다.
- 규격화된 납작붓 자국과 물감 덩어리의 우연적 점착 현상을 조화시켜 조형적 리듬감과 촉각성을 강화했다.
매체(Medium) 중심적 접근과 표현예술치료(ETC)적 의의
구체적인 형상을 재현해야 하는 조형 작업은 인지적 통제와 목적 지향적 집중을 수반한다. 반면, 본 색지 제작 과정은 형태 재현의 부담을 배제하고 매체의 물성과 조우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재료의 고유한 감각적 속성을 극대화하는 시간이었다.
이는 표현미술치료(Expressive Therapies Continuum, ETC) 상의 동적·감각적 수준(Kinesthetic & Sensory Level)에 부합하는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지적 개입 이전의 신체적·감각적 반응을 통해 매체와 상호작용하며 조형 활동의 본질적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제작 결과물에 대한 고찰 및 ‘색지제작‘ 소프로젝트로의 확장
당초 본 작업은 콜라주의 구성 요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나, 현재 시점에서 실제 콜라주 작업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유보적이다. 미젤로 수채화의 드라이브러시 질감과 조 소냐 과슈가 빚어낸 마티에르가 시각적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과물을 즉각적으로 절단하여 소비하기보다는, ‘색지 만들기‘ 자체를하나의 독립된 프로젝트로확장하고자 한다. 향후 단일한 재료나 기법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다각적인 매체 실험과 다채로운 방법론을 적용하여 풍부한 텍스처와 물성을 지닌 나만의 색지 아카이브(Color Sheet Archive)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